"저… 지금 통화되세요?"
조심스러운 말투로 방탄소년단(BTS)멤버 지민이 말을 걸었다. 실제 방송에서 듣던 지민의 목소리다. 게임의 일부인 것을 알지만 실제 지민의 육성을 들으니 기분이 묘하다. 호랑이를 피해 사과나무에서 뛰어내린 꿈 얘기다.
꿈을 꾸느라 침대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휴대폰 액정이 깨졌다고 했다. 낮잠 얘기나 휴대폰 고장 같은 소소한 일상을 스타와 나누다니…. 톱스타의 매니저는 이런 기분일까. BTS 팬클럽 `아미`에게는 꿈같은 경험이다. 넷마블 모바일 게임 BTS월드는 BTS의 목소리, 말투, 웃음, 사소한 농담까지 BTS와 교감하며 일상을 만들어가는 게임이다. 2012년 BTS 데뷔 전으로 돌아간 `가상의 상황`이었지만 1만장의 사진과 독점 영상, 실제 BTS 음성과 말투를 재연해 게임을 하는 동안에는 진짜 BTS의 매니저가 된 듯 몰입감을 선사했다.
문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영상통화 등 일대일 교감 콘텐츠가 풍성했다. 멤버들이 직접 사전 녹음한 목소리로 전화가 걸려왔고, BTS 멤버들과 개인 톡이나 단체 톡은 실제 멤버들의 말투를 비슷하게 재연했다고 넷마블은 설명했다. 채팅 내용과 전화 통화는 저장돼 있다. BTS가 보고 싶을 때 곱씹으면서 음미하기 좋다. BTS라는 그룹을 모으고 성장시키는 스토리도 흥미롭다. 단체 채팅방에서 방탄소년단이라는 그룹명을 놓고 멤버들이 토론하는 장면이 있다. 실제 BTS는 처음에 그룹 이름에 대해 일부 멤버들은 부끄러워했다고 전한 일화가 있다.
BTS월드의 스토리는 픽션이지만 사실적 구성이 적절히 섞여 있다. 스타를 주제로 한 가상의 소설 `팬픽`의 요소도 많다. BTS월드는 매니저가 돼서 BTS를 육성하는 기본 스토리 외에 멤버들 개인 이야기가 진행되는 `어나더스토리`가 있다. 명탐정 김남준(RM), 꽃미남 호텔리어 김석진(진), 흰 가운의 천사 정호석(제이홉) 등 개별 스토리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BTS 팬이 아니더라도 스토리 중심으로 흘러가는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을 좋아한다면 즐길 요소가 충분하다. 멤버별 카드를 뽑거나 특정 미션을 성공하면 BTS 멤버들과 문자나 통화를 할 수 있고, 교감이 쌓일수록 멤버별 친밀도가 올라간다. 가장 좋아하는 `최애 멤버`의 특성을 강화하고 친밀도를 높여 레벨을 끌어올리는 재미가 있다.
지난달 26일 전 세계 176개국에 출시된 BTS월드는 첫날 미국, 일본 등 총 51개국에서 인기 게임 1위(앱스토어)에 올랐다. 증권업계는 BTS월드 일 매출을 10억원 안팎으로 예상한다. 하루 매출이 100억원도 넘은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과 비교하면 초라해 보인다. 그러나 50여 개국에서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고, BTS의 인기가 현재진행형임을 감안하면 BTS월드에 대한 기대를 접기에는 너무 이른 것처럼 보인다.